AI, 얼굴 사진으로 성격 읽는다…인성 면접도 대체할까?
대학 연구팀이 단 한 장의 얼굴 사진을 AI 모델에 입력해 개인의 성격 특성을 파악하고, 직업적 성공이나 고등 교육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4개 대학으로 구성된 한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AI 모델이 사람의 얼굴 사진 한 장만으로 직업적, 교육적 성공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일대학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라이히만대학교, 인디애나대학교 연구팀은 링크드인과 미국 주요 MBA 프로그램의 사진 디렉토리에서 얻은 졸업생 9만 6,000명의 사진을 사용해 ‘빅 5(Big Five)’라는 성격 특성을 분석한 뒤, 해당 특성과 졸업생들의 고용 결과 및 교육 이력을 비교해 성격과 성공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했다. 연구에는 컴퓨터 비전과 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사용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채용 관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영향을 보여준다. 고용주가 구직자는 점점 채용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거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하는 등 생성형 AI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자는 AI를 활용해 특정 직업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기업은 AI를 통해 이상적인 인재를 더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예일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 켈리 슈는 “성격이 직업적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성격을 추론할 수 있는 만큼, 직업적 결과도 예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슈는 AI 모델로 성격을 판단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도덕적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예를 들어 채용이나 대학 입시에서 사용된다고 상상해 보라.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학력, 학위, 경력 등 기존의 기준 외에 인성까지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연구가 기술 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연구 내용을 작성할 때는 이 기술의 채택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쓰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다”라고 덧붙였다.
기업은 이미 수년간 성격 검사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해 왔다. 예를 들면 9가지 범주에 해당하는 최대 91가지 성격 특성을 측정하는 파이메트릭스(Pymetrics) 게임과 같은 행동 평가 도구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슈는 “이미 상당수의 기업이 지원자의 성격을 추정하는 더 명확한 방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단지 그동안 사람의 얼굴 사진을 통해 이를 수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행동 평가 후에 다시 연락을 받지 못한 학생들을 알고 있다. 아마도 성격만을 기준으로 걸러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심리학 프레임워크에서 파생된 빅 5 성격 특성(OCEAN 모델이라고도 함)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개방성(호기심, 미적 감수성, 상상력), 성실성(조직력, 생산성, 책임감), 외향성(사교성, 자기 주장, 에너지 수준), 우호성(동정심, 존중, 신뢰), 신경성(불안, 우울, 정서적 변동성).
AI가 평가한 성격 특성에 따라 학교나 기업이 지원자를 탈락시킬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사진에서 신경성이 높은 경향이 드러난 사람은 채용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슈는 “신경성은 매우 중요한 성격 특성이다. 많은 분석에서 신경성은 노동 시장 성과를 예측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종종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성실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대학 입시에서 불합격할 수도 있다. 슈는 “성격이 입학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원하거나, 성격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도 있다. 분명히 성격은 많은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교가 성공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면, 성격을 기준으로 심사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정 달라도 결과는 안정적
슈는 사진 속 표정을 바꾸는 것이 AI가 성격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일한 개인의 다른 사진을 사용해도 결과에서 “안정성”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이 웃고 있는지,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별도의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해 구직자를 선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이미 반발이 제기된 바 있다. AI가 사용하는 데이터 소스의 한계로 인해 기술이 결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연구는 “AI가 채용 관행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윤리적, 실질적, 전략적 측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슈는 이번 연구가 인지 능력과 성격 특성이 노동 시장에서의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사진으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면, 이는 이력서의 다른 요소들만큼이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슈는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기업이 채용을 검토할 때 주로 교육, GPA, 표준화 시험 점수 등을 먼저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려는 것은, 성격 측정치도 직업 성공을 예측하는 데 있어 기존 요소와 비슷한 수준의 중요성을 가진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개인 소득의 편차가 매우 다양하며, 인종이나 교육과 같은 요인이 이런 차이를 일부만 설명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교육 수준이 소득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경험이나 숙련도와 같은 다른 요인도 포함되기 때문에 소득 편차의 큰 부분을 설명하지 못한다.
슈는 “12년 정도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그룹 내에서는 소득에 큰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얼굴 분석 기술, 정치적 성향도 72% 정확도로 분류
이번 연구는 얼굴 분석을 통해 성격 특성을 파악할 방법에 대한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2020년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얼굴 이미지와 빅 5 성격 특성 간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후속 연구에서는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해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이 연구는 1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활용해 특정 얼굴이 진보주의자나 보수주의자의 얼굴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비교해 정치적 성향을 예측했다.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성향은 진보-보수 얼굴 쌍에서 72%의 정확도로 분류됐다. 이는 단순 확률(50%), 인간의 정확도(55%), 그리고 100개 문항으로 구성된 성격 질문지(66%)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였다.
이번 최신 연구는 다음 4가지 주요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
인적 자본(Human Capital) : 인지 능력과 성격 특성은 노동 시장에서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지만, 성격 측정을 대규모로 수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방법론(Methodology) : 연구진은 9만 6,000명의 MBA 졸업생 얼굴 이미지를 분석해 성격 특성을 추출하는 “포토 빅 파이브(Photo Big 5)”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는 직업적 결과를 예측하는 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예측력(Predictive Power) : 포토 빅 파이브는 학교 순위, 보상 수준, 직급, 산업 선택, 직무 전환, 경력 성장 등을 예측한다. GPA와의 연관성은 낮다.
윤리적 문제(Ethics) : 이 방법은 접근성을 높이고 조작에 강하지만, 차별과 개인의 자율성 침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연구의 하위 섹션에서는 얼굴 이미지를 통해 개인의 유전적 구성이나 심지어 태아 환경이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기존 문헌을 인용했다.
슈는 유전이 개인 간 성격 차이의 30~60%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년기 초기의 호르몬 노출이 성격과 외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슈는 “따라서 우리의 외모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점, 그리고 성격에도 유전적/환경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이 문제가 될 시,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