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에 기본 탑재된 코파일럿, 왜 외면받고 있나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전략은 사용자 반감을 키우고 있다.

코파일럿은 경쟁 제품보다 앞서 있어야 한다. 모든 윈도우 PC 작업 표시줄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코파일럿 사용에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으며, 이런 경험은 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공지능에 호의적인 윈도우 사용자는 과거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건너뛰었던 것처럼 경쟁 AI 도구를 일부러 내려받고 있다. 그러나 AI를 달가워하지 않는 윈도우 사용자는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코파일럿 자체에 불만을 품고 있다.

코파일럿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는 파이어폭스와 크롬에 해당한다. 최상의 경험을 원한다면 윈도우에 기본 포함된 도구를 건너뛰고 다른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필자 역시 코파일럿을 벗어나 다른 AI 도구를 살펴본 후에야 AI 도구의 가치를 체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가 코파일럿 개발을 직접 맡는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코파일럿이 새로운 인터넷 익스플로러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역사는 반복된다.

아무도 쓰지 않는 코파일럿
필자는 지난 몇 년간 일반 사용자, 고급 사용자, 게이머, 사무직 종사자 등 수많은 윈도우 사용자를 만나왔다. 이들 가운데 코파일럿에 열정을 보인 사례는 거의 없었다. AI 도구를 자주 사용하는 사용자 사이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은 선택지에서 밀려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사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오픈AI 같은 경쟁사는 사용 지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실제로 챗GPT는 매주 8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의 성과에 자신이 있었다면 같은 방식으로 홍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시밀러웹 보고서에 따르면 코파일럿 웹사이트 이용률은 AI 시장 점유율 1.1%에 그쳤다. 챗GPT는 64.5%, 제미나이는 21%를 기록했다. 다만 이 수치는 웹 이용만을 기준으로 하며 윈도우 앱 사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애플 앱스토어 생산성 앱 순위 상위 3개는 챗GPT, 제미나이, 그록이다. 클로드는 12위,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14위에 머물러 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챗봇은 오픈AI, 구글, xAI, 앤트로픽에 뒤진 5위 수준이다.

윈도우 코파일럿 앱의 정확한 이용률은 알 수 없다. 하지만 PC에서는 하루 종일 코파일럿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에서는 완전히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과거 고급 사용자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대신 파이어폭스와 크롬을 선택했던 것처럼, AI에 적극적인 사용자는 작업 표시줄에서 코파일럿을 제거하고 선호하는 AI 챗봇으로 교체하고 있다.

경쟁 AI보다 나은 점 없어

코파일럿은 다른 AI 챗봇에 비해 유연성, 신뢰성, 활용성에서 부족하다. 내부적으로는 오픈AI의 GPT 모델을 활용하지만, 챗GPT는 모델 선택과 설정 측면에서 훨씬 성숙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코파일럿의 데스크톱 비전 기능은 긍정적인 요소다. 워드와 엑셀에 통합된 유일한 AI 도구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 업무 환경에서 유리한 조건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얼굴을 갖춘 ‘동반자’ 형태로 코파일럿을 발전시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확산 속도는 더디다. 가상 얼굴이 없는 경쟁 인공지능 도구에서 코파일럿으로 이동할 만큼의 설득력은 부족하다. AI 커뮤니티에서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는 반면 코파일럿은 부정적인 맥락에서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최근 클로드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한 사용자와 대화를 나눴다. 해당 사용자는 특수한 차트를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서 코파일럿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차트 생성에는 성공했지만, 클로드가 더 똑똑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평가는 사용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가 내부 직원에게 보낸 최근 이메일에서 코파일럿의 지메일과 아웃룩 연동이 “대체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똑똑하지 않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디 인포메이션을 통해 보도됐다. 필자가 수년간 코파일럿을 사용하며 느낀 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 상황에서 다른 AI 도구가 더 유능하게 작동한다.


코파일럿의 가장 큰 강점은 코딩용 깃허브 코파일럿과 기업 데이터와 깊게 통합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에 있다. 하지만 일반 코파일럿 사용자에게는 이런 이점이 체감되지 않는다. 더 버지의 톰 워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코파일럿을 우선 선택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용자가 선택할 이유도 약해진다.


PC 사용자에게 강제되는 코파일럿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마찬가지로 코파일럿의 가장 큰 문제는 윈도우에서 ‘기본 옵션’으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코파일럿을 사용하게 되는 계기는 작업 표시줄에 나타난 코파일럿 아이콘이거나 키보드의 코파일럿 키인 경우가 많다. 코파일럿은 거의 모든 요소에 밀어 넣어지고 있으며, 이런 방식은 절박함을 드러낸다. 사용자가 원해서 선택하는 도구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하길 바라서 쓰게 되는 도구다. 반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AI 도구는 사용자가 직접 찾아보고 선택한 결과다.


윈도우 전반은 코파일럿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키보드에는 코파일럿 키가 있고, 새로운 윈도우 PC는 추가 AI 기능을 내세운 코파일럿+ PC로 판매된다. 워드, 엑셀, 엣지, 심지어 메모장까지 코파일럿 아이콘이 등장한다. 이런 상황은 사용자에게 피로감을 준다. 윈도우에서 AI 기능을 끄는 방법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클로드에 대한 불만이 적은 이유는 윈도우 인터페이스 전반에 기본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비슷한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구글이 크롬과 검색의 AI 모드에 제미나이를 결합하면서 사용자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원치 않는 기능 강제 노출을 사용자가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전략을 유지하는 한, 윈도우 PC 사용자는 과거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엣지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던 것처럼 코파일럿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불평할 가능성이 크다.


코파일럿은 빙의 전철을 밟는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초기 AI 챗봇인 ‘빙 챗’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선보였다. 이후 이름을 코파일럿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브랜드 변경에도 불구하고 코파일럿과 빙은 여전히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빙과 코파일럿은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검색 엔진으로 빙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은 것처럼, 코파일럿을 주 AI 도구로 선택하는 사용자도 드물다. 빙은 수년간 사용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코파일럿 역시 AI에 관심 있는 사용자와 일반 PC 사용자 모두에게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코파일럿이 성공하려면 ‘그저 그런 AI 챗봇’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윈도우에 기본 포함되는 전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윈도우와 함께 기본으로 서비스된다고 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살아남지 못했던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은 오히려 코파일럿에서 사용자를 더 멀어지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로부터 빠르게 교훈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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