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2조원 육박 ‘빅4’…K-게임, 수출 산업으로 체질 개선 [웅비하는 게임산업①]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2025년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긴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겉으로 보면 완연한 회복 국면이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반등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는 지각변동이 읽힌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크래프톤·넷마블·엔씨소프트(엔씨) 등 이른바 ‘빅4’ 2025년 연간 매출을 합산하면 12조원에 육박한다. 맏형 넥슨은 4조5072억원으로 선두를 지켰고, 신흥 강자 크래프톤은 3조326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2조8351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엔씨 역시 1조5069억원의 매출과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의 공통분모는 해외 성과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중심으로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수 국가에서 동시 서비스되는 구조가 안정적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 역시 중국 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장기 흥행과 함께 글로벌 신작 ‘아크 레이더스’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콘솔·PC 기반으로 개발된 이 작품은 처음부터 글로벌 동시 출시를 전제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이를 넥슨의 플랫폼 다변화 전략과 체질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일본·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지역마다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른 만큼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이용자 층의 접근성을 위해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캐주얼, 액션, 수집형 등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은 신작을 통해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나이츠 리버스 이미지. 넷마블 제공

엔씨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약 38.4%가 해외 및 로열티 매출로 집계됐다. 여전히 ‘리니지’ 시리즈 중심의 국내·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지만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구조 변화의 흐름이 읽힌다는 평가다. 실제 엔씨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9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줄었지만 해외 및 로열티 매출(5786억원)이 같은 기간 6.4% 증가하면서 실적 감소를 방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의 의미를 단순한 ‘숫자 반등’ 이상으로 보고 있다. 매출 증가의 배경에 공통적으로 해외 시장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과거에는 국내 흥행 이후 해외로 확장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동시 출시를 전제로 한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온2 신규 초월. 엔씨소프트 제공

또한 환율 환경도 실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러 기반 매출의 원화 환산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환율 효과를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구조다. 다만 이는 외부 변수인 만큼 기업의 근본적 경쟁력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글로벌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리스크의 양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해외 경기 둔화, 플랫폼 정책 변화, 현지 규제 강화 등은 매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콘솔·PC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개발 및 마케팅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작품 성과에 따른 실적 변동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이 어느 플랫폼으로, 어느 지역에 출시되느냐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달라진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업 체질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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