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윈도우와 사라지는 사용자의 통제권

 정말로 윈도우를 레드몬드에서 통제하기를 원하는가?


한때 데스크톱에서 윈도우를 실행하던 시절에는 말 그대로 사용자의 데스크톱이었다. 물론 IT 부서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정하긴 했지만, 필요한 것은 직접 작성할 수 있었고 모든 데이터는 사용자의 PC나 원하는 네트워크 드라이브에 잘 보관됐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오래전에 끝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먼저 독립 실행형 애플리케이션을 마이크로소프트 365 같은 클라우드 기반 SaaS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사용하지 않을 선택지는 거의 없다. 게다가 기능을 끄지 않는 한, 새로 만들거나 저장하는 모든 파일은 결국 원드라이브로 올라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이 데스크톱에서의 윈도우를 아예 포기하고 클라우드에서 윈도우를 실행하도록 계속 압박해 왔지만, 그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제 새로운 변화가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동안 이를 넌지시 암시해 왔는데, 지난 11월 1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부문 사장 파반 다불루리가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썼다.


“윈도우는 에이전틱 운영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장치, 클라우드, AI를 연결해 어디서든 지능형 생산성과 안전한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필자가 이해한 바로는, 최신 버전의 윈도우 11에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에이전트 워크스페이스(Microsoft Agent Workspace)와 코파일럿 액션(Copilot Actions)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격리되고 안전한 작업공간에서 AI 에이전트를 실행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들 에이전트는 사용자와는 별도의 사용자 계정, 즉 에이전트 ID를 갖게 된다. 다만, 제대로 작동하려면 윈도우 온디바이스 레지스트리(Windows On-Device Registry, ODR)를 통해 사용자의 계정 권한에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파일 관리, 반복 작업 자동화, 설정 변경, 시스템 도구 활용 등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들 도구가 뛰어난 보안, 프라이버시, 투명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각 에이전트의 모든 행동은 기록되고 쉽게 감사를 받을 수 있다. 에이전틱 윈도우 11에는 MCP와 파일 탐색기, 시스템 설정 같은 앱을 위한 에이전트 커넥터가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많은 작업을 온디바이스 AI 처리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AI 칩이 탑재된 PC가 있을 경우에 한해서다. 하지만 AI의 진짜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결국 클라우드 기반 LLM에 접근해야만 한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에이전틱 윈도우는 데스크톱 컴퓨팅의 새로운 개척자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반복적이거나 복잡한 작업을 안전하게 자동화해 주는 새로운 동반자로 묘사하며, 개인과 기업을 위한 새롭고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의 토대를 마련한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2025년이 AI 에이전트의 “과대광고의 해”였다고 해도, IBM 수석 연구원 마리나 다닐레브스키가 지적하듯이 “우리는 아직 LLM 기술의 ROI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 다닐레브스키는 “에이전트는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은데, 인간이 의사소통을 매우 못하기 때문이다. 대화형 에이전트조차 여전히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IBM도 왓슨 AIOps라는 자체 제품이 있으니 이 경쟁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IBM은 조금 더 현실적일 뿐이다.


AI 에이전트는 여전히 상당 부분이 과장된 기술이다. PwC가 최근 연구에서 지적했듯이, “에이전틱 기술의 완전한 도입 사례라는 보고는 실제 광범위한 전환의 증거가 아니라, 그 기술이 가능하게 할지도 모르는 것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같은 경영진의 3/4는 “AI 에이전트가 인터넷보다 더 크게 업무 환경을 재편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거나 강하게 동의했다. 제발 정신 차리길 바란다. 이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분명하다. 필자는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꿔놓던 그 현장에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거대한 과대광고의 거품이 있었고, 결국 닷컴 붕괴로 끝났다. 나스닥은 78% 폭락했고 회복하는 데 15년이 걸렸다.


물론 일부 AI 에이전트는 유용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윈도우, 혹은 다른 어떤 운영체제에 AI 에이전트를 깊숙이 내장해야 할 이유가 될까? 챗GPT 아틀라스나 퍼플렉시티 코멧 같은 AI 기반 웹 브라우저가 너무 위험해서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면, 왜 그것보다 더 깊은 운영체제 계층에 이런 기능을 넣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인정하듯이, “AI 모델은 여전히 동작과 관련해 기능적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때때로 환각을 일으켜 예상치 못한 출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게다가 에이전틱 AI 애플리케이션은 교차 프롬프트 인젝션(XPIA) 같은 새로운 보안 위험을 수반하는데, UI 요소나 문서에 악성 콘텐츠가 삽입되어 에이전트의 지시를 덮어쓰고 데이터 유출이나 악성코드 설치 같은 의도치 않은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정말 웃음만 나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보자. 이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AI로 돈을 벌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일 뿐이다. 올해만 약 800억 달러를 AI에 쏟아부었다면, 그 투자에 대한 수익을 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다. 이해한다. 하지만 기업 CEO들이 AI 에이전트 FOMO에 빠져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이런 윈도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AI를 사용할 때 크롬을 통해 퍼플렉시티에 접속한다. 번거롭지 않고, 복잡함도 없고, 보안 걱정도 최소한으로 줄인다. 실제로 다불루리의 트윗에 대한 상위 댓글도 “헛소리 좀 그만해라. 아무도 이걸 원하지 않는다”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댓글은 “시작 메뉴에 광고 넣는 걸 원한 사람도 없었고, 끝없는 텔레메트리도 원하지 않았으며, 로컬 로그인 비활성화도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결국 여기까지 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이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돈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활용하려면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트윗 하나가 정답을 말해준다. 윈도우는 “사람들을 맥과 리눅스로 떠밀고 있는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필자는 윈도우 사용자에게 리눅스로 옮기라고 끊임없이 말해왔다. 심지어 맥OS를 좋게 말한 적도 있다. 솔직히, 대부분 사용자는 오랫동안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생태계에 묶여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내장된 AI 보안 구멍을 감수하고 싶은가? 사용자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는 AI ‘빅 브라더’를 원하는가?


자신의 데스크톱을 제대로 통제하고 싶다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스스로 데스크톱을 통제하길 원하는 기업이라면, 지금이 바로 윈도우에서 리눅스로 이동할 시점이다.


※위 포스팅이 문제될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출처 : https://www.itworld.co.kr/article/4094946/ai-%ec%97%90%ec%9d%b4%ec%a0%84%ed%8a%b8%eb%a1%9c-%ec%a7%84%ed%99%94%ed%95%98%eb%8a%94-%ec%9c%88%eb%8f%84%ec%9a%b0%ec%99%80-%ec%82%ac%eb%9d%bc%ec%a7%80%eb%8a%94-%ec%82%ac%ec%9a%a9%ec%9e%90%ec%9d%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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