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거는 '블록체인 게임'…"게임으로 돈 벌고 나만의 캐릭터 갖는다"

 

위메이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트워크(artwork).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탑재돼 한정된 주화로 아이템을 거래하고, 특정 아이템의 소유주 등을 확인할 수 있다./위메이드
위메이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트워크(artwork).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탑재돼 한정된 주화로 아이템을 거래하고, 특정 아이템의 소유주 등을 확인할 수 있다./위메이드

국내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현실의 경제 시스템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게임 속에서 번 돈을 가상화폐로 전환해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를 약속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약 89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블록체인’ 게임 시동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게임사는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다음달 20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한다. 가장 큰 특징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게임 내 여러 요소와 결합했다는 점이다. 먼저 무기나 장신구 등 특정 아이템을 대체불가능아이템(NFI)으로 제작하고 데이터베이스 원장에 기록해 거래 내역과 생성 날짜, 역대 소유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아이템의 특수성을 높이면서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마치 가상화폐처럼 장비 생산과 거래에 필요한 주화의 전체 수량을 제한했다. 게임의 이벤트 내용 및 보상 등을 결정하는 이용자 투표에도 특정 주화가 활용된다. 석훈 위메이드 XR총괄 프로듀서는 “이를 통해 게임 속 아이템이 단순한 장비를 넘어서 정서적 가치를 지니길 기대한다”고 했다.

넥슨도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을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N에 게임을 하면서 실제 돈을 버는 ‘P2E(Play-to-Earn)’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용자가 게임을 통해 얻은 재화나 아이템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 간 진행 된 사전 테스트에는 10만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N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에서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이를 다른 이용자가 이용하면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한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기업 마브렉스도 내년까지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 10여종을 내놓는다. 넷마블은 과거 블록체인을 게임에 접목한 ‘메타월드: 마이시티’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 등을 선보였다. 메타월드는 현실을 실측해 만든 메타버스 세계에서 부동산과 건물을 수집하는 게임으로 이 과정에서 게임 속 가상화폐를 얻어 거래할 수 있다.

넷마블이 지난 2023년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메타월드: 마이시티'의 한 장면. 게임 내 메타버스에서 건물을 짓고 토지를 소유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 속 가상화폐를 획득해 거래할 수 있다./넷마블
넷마블이 지난 2023년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메타월드: 마이시티'의 한 장면. 게임 내 메타버스에서 건물을 짓고 토지를 소유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 속 가상화폐를 획득해 거래할 수 있다./넷마블

◇몰입감 더하는 블록체인 게임

게임사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NFT를 통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게임에서 모을 수 있는 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게 해 블록체인으로 ‘현실 같은’ 가상 세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게임사도 이를 위해 블록체인을 게임에 적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는 지난해 NFT를 이용해 캐릭터를 수집하고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는 ‘챔피언스 택틱스’를 출시했고, 일본 게임사 스퀘어에닉스도 2023년 NFT를 이용한 블록체인 게임 ‘심비오 제네시스’를 선보였다. 에픽게임즈도 자사 플랫폼에 블록체인과 NFT를 이용한 게임 입점을 허용했다.

블록체인 게임이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만큼 사행성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2022년 ‘루나 폭락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이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지금도 국내에서는 P2E 게임은 이용할 수 없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만큼 다른 국가의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 신호탄을 쏜 만큼 다른 국가에서도 지금껏 규제 대상이었던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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