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IP인사이트] 자동차 보안시장, 본격 개화에 대비하라
2018년, 반도체 업계 브로드컴이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제기
노키아-메르세데스 벤츠, 노키아-BMW 등 소송 경험...그라파이트-테슬라 싸움은 ‘진행 중’
전기전자 분야의 총아 IT산업과 기계분야의 결정체 자동차산업. 불과 십여년 전 전만 해도 딱히 접점이 없어 보이던 이 두 거대 섹터가, 이제는 서로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가 됐다. 양대 기술의 만남은 이른바 ‘차량 전장화’ 과정을 거쳐, 전에 없던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요즘 흔히 말하는 ‘모빌리티’가 바로 그것이다. 양측 첨단기술의 치열한 각축장이 된 이 초거대 멀티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IP시장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사실 지금껏 특허업계에선 제품 적용 카테고리가 다른 소위 ‘이종분야’의 경우, 그 침해 여부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해당 특허의 권리 범위가 각기 달랐기 때문이다. 전기전자 분야의 특허를 어쩌다 자동차에 가져다 쓴다 해도, 이걸 크게 이슈화하는 특허권자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특허가 전혀 다른 분야에까지 차용된단 걸 환영하는 분위기도 적잖았다.
하지만 차량 전장화의 급가속은 이 같은 기조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다. 더 이상 양측간 평화 유지가 어려워진 것이다. 2018년,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브로드컴(Broadcom)은 독일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Volkswagen)과 일본 도요타(Toyota) 등을 상대로 뮌헨과 만하임에서 반도체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
▲그라파이트 측이 미 텍사스지법에 제출한 소장[자료=그라파이트]
브로드컴은 폭스바겐과 도요타 일부 모델이 사용해온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자사 반도체와 관련한 총 18건의 특허가 무단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조치로 각각 10억 달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노키아도 메르세데스 벤츠를 상대로 무선통신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차량용 자율주행 기술에 탑재되는 자사 특허를 불법 도용했단 게 노키아 측 설명이다. 이에 벤츠는 노키아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맞불 작전을 펼쳤지만, 결국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노키아 측에 특허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2년 넘게 끌어온 법정 공방은 일단락된다. 그 이후 노키아는 BMW를 상대로도 2건의 자사 통신 특허에 대한 침해 소송을 독일 만하임 지법에 추가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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