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케이드 슈팅 게임을 즐기는 이유 - 강승현 인터뷰
아케이드 슈팅 게임은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더 이상 아케이드의 왕좌를 차지했던 장르는 아니나, 90년대 대전 격투 장르가 유행할 때도, 00년대 리듬 게임 장르가 유행할 때도 나름의 포지션을 지켜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단순한 슛+봄의 구성을 피해 보고자 점차 마니악해지는 구성이 초보자의 도전을 어렵게 만드는 등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아케이드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후반부 아케이드 슈팅 게임의 모습들은 또 다른 마니아층을 생겨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지속되는 아케이드 시장의 하락세와 함께 현재 아케이드 슈팅 장르는 1년에 1개 신작을 기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국내 역시 아케이드에서 슈팅 게임을 즐기는 것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경험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아케이드 슈팅 게임을 이제 와서, 그것도 90년대 아케이드 슈팅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오늘 인터뷰를 진행한 강승현 씨가 그 주인공으로, 강 씨는 일본 코나미(KONAMI)가 91년 출시한 벨즈 앤 휘슬즈(일본명: 나왔다!! 트윈비)를 즐기고 있으며, 2023년 3월 24일 424만점을 기록하여 전 세계 하이스코어 10위권에 해당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이 지점이었다. 강 씨가 진행한 일본판의 그동안 엔딩+424점 이상으로 클리어를 달성한 인원 네트워크상에서 찾아봐도 91년 이후 20명 미만이며, 일본의 대표적인 스코어 집계 협회의 기록을 보아도 일본판 클리어 기록은 전체 17명이 넘지 않는데, 더해 강 씨는 연사 버튼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으로 따지면 세계 10위권이라 보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이 지점이었다. 강 씨가 진행한 일본판의 그동안 엔딩 + 424점 이상 클리어한 기록을 네트워크상에서 찾아봐도 91년 이후 20명 미만이며, 일본의 대표적인 스코어 집계 협회의 기록을 보아도 일본판 클리어 기록은 전체 17명이 넘지 않는데, 더해 강 씨는 연사 버튼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으로 따지면 세계 10위권이라 보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슈팅 게임의 고득점을 노린다면 암기 요소가 필수적으로 따라오기에 암기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암기한 패턴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컨트롤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이 스코어는 상당한 노력의 결실이며, 지금처럼 슈팅 게임을 즐기는 동기부여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주목받을 가치가 있었다. 경기도 부천에 존재한 유명 슈팅 게임 공간에서 만난 그는, 아케이드 슈팅 게임에 빠진 이유를 우연이었다고 설명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본 슈팅 게임은 텐가이와 섹시 파로디우스였어요. 문방구 앞 기계에서 만났었죠. 슈팅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게임들이 있어 학교 끝나면 100원 넣고 즐기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문방구도 이제는 많이 사라진 지금 돌아보면, 당시 저는 슈팅 게임을 진지하게 즐겼던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 두 개의 게임이 인상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슈팅 게임과의 접점 없던 그가 다시 슈팅 게임을 잡게 된 계기는 엔터 더 건전이었다. 이것과 비슷한 게임을 더 해보고 싶다는 동기가 그를 아케이드 슈팅 게임에 입문하게된 계끼라는 설명을 들으며 의외라는 생각에 놀랐지만, 강 씨는 의외로 이렇게 다른 장르의 게임을 계기로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탄막 슈팅 게임이라고 하면 도돈파치나 벌레공주 같은 게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만 해도 케이브(CAVE) 같이 슈팅 게임으로 유명한 메이커조차 모르던 시기였어요. 그러다 아카트로닉스라는 게임장(오락실)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죠. 그렇게 슈팅 게임을 하고 싶어 아카트로닉스에 방문하다 보니 방문하는 플레이어들과 교류도 하게 되었고, 그러다 슈팅 게임 페스티벌 같은 행사에서 라이브 쇼케이스 플레이를 보다 보니 한이 생긴 거예요. 왜 나는 저 당시에 이걸 즐기지 못했을까, 이제라도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는 한. 그렇게 처음에는 저도 케이브 게임으로 시작했는데, 그러던 어느날 코나미가 만든 슈팅 게임도 알게 되었어요.”
강 씨는 한 그라디우스3 플레이어를 온라인으로 만나게 되면서, 다양한 공략을 익혀가며 원코인을 달성하게 되었으며, 이후 플레이를 뽐낼 수 있는 슈팅 게임 행사까지 참여하며 아케이드 슈팅 게임과의 추억이 쌓아갔다. 이후 아케이드에서 어릴 적 인상에 남았던 섹시 파로디우스를 만나게 되고, 이 흐름이 벨즈 앤 휘슬즈라는 게임까지 이어졌다.
“코나미 게임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짜 어려운 게임이 두 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나왔다!! 트윈비였어요. 이 게임의 2주차를 클리어 하기 위해 몇 년이나 연습한 플레이어 등 이런저런 소문도 많았는데, 저도 궁금해서 영상을 봤죠. 너무 멋있는 거예요. 가장 멋있었던 게 보라색 벨로 얻는 꼬리를 생성해 탄도 막고 적도 공격할 수 있어요. 이 꼬리는 가만히 있다고 나오지 않고 무조건 움직일 때만 나오기에, 이 개념이 신선했어요. 보통 아케이드 슈팅 게임이라고 하면 탄을 피해 가며 구명을 찾는 것이잖아요. 물론 이러한 개념도 멋있지만,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활용하는 것에서 손맛을 느꼈습니다."
강 씨는 미국에 살았을 때도 슈퍼 스매시브라더즈의 랭킹권에 들 정도로 다양한 게임을 좋아한 사람이었고, 한번 빠지면 일정 성과를 낼 수 있는 고집도 있었다.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와중에서 아케이드 슈팅 게임을 꾸준히 즐기는 이유에 관해 묻자. 그는 페이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순간 사람들과 모여 게임을 즐기는 것에 피곤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게다가 저는 또 직장인이다 보니, 혼자만의 페이스를 지켜가며 도전이 될 수 있는 것을 찾게 된 거죠. 슈팅 게임과 더불어 리듬 게임도 저는 비슷한 이유로 좋아해요. 다만 아케이드 슈팅 게임을 조금 더 플레이 하는 이유는, 조작하는 맛의 차이에 있었습니다. 리듬 게임은 조작하는 재미보다는 치는 재미에 가깝잖아요. 그런 시선에서 저는 레버를 휙휙 움직이며 적기들을 하나하나 격추하는 재미 조금 더 꽂혔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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