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객 뺏길까..엔비디아 CEO의 강력한 한마디
“인텔 파운드리 활용을 고려해볼 것이다.”
원론적이지만 강력한 말 한마디가 반도체 업계를 흔들었다. 미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창립자 겸 CEO는 23일(현지시각) 미 현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로 인텔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텔은 침체하는 사업을 살리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선언하고 막대한 돈을 투자 중이다. 인텔은 지난 15일 유럽에 10년간 800억유로(약 109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작년엔 미 애리조나주, 올해 초엔 오하이오주에 각각 20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 추진되자 반도체 업계에선 미 정부의 주도로 미 반도체 업체들이 대만의 TSMC나 한국의 삼성전자 대신 인텔을 대거 선택하고 자국 중심 반도체 공급사슬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은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낳으며 반도체 업계가 흔들린 것이다.
◇원론적이지만 강력한 한 마디
젠슨 황 CEO는 이날 “우리는 인텔을 고려하는 데 매우 개방적”이라며 “공급라인을 최대한 다양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 반도체 위탁 생산을 맡긴다.
사실 젠슨 황 CEO의 발언은 사업가 입장에서 원론적인 이야기다. 핵심 부품이나 주요 생산라인의 경우 한 업체보다는 여러 업체에 나눠 맡기는 것이 공급망 관리에 유리하다. 이제 막 인텔이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시작하는 상황이고, 앞으로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텔과의 거래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 측면에선 잘못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를 활용해야 하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가격 협상 등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인텔 파운드리를 무조건 선택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젠슨 황 CEO는 “파운드리 논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급망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상점에서 우유를 사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텔은 이제 막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해 TSMC나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 격차도 크다. 인텔이 단 기간에 TSMC나 삼성전자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슨 황 CEO도 “TSMC 같은 파운드리가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TSMC는 전 세계 300여개 회사와 춤추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고객 뺏기나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을 의미있게 받아들인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화되면 현재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던 파운드리 시장이 3파전으로 지각변동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고객사 이동도 빈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인텔의 성장은 TSMC보다는 삼성전자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본다. TSMC의 기술 수준이 삼성전자보다 조금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많은 고객사들이 TSMC를 찾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첨단 파운드리 미세공정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공정 수율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은 “초기 램프업에 시간이 소요됐으나 점진적 개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작년 퀄컴과 아마존이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엔 퀄컴 칩을 생산하고, 아마존웹서비스용 칩도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엔비디아도 인텔 파운드리를 고려하면서 그동안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맡긴 물량이 인텔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20324071112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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